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시민으로서, 계속 목소리를 내면서(raise my voice) 유엔을 도울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밤 방송된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또한, 어떤 것이 나의 조국을 위해 일하는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아무것도 말할 순 없다"면서도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년 1월1일이 오면 (귀국 뒤) 각계 지도자(some community leaders), 친구들과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조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에 대해 "남은 임기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막중한 임무에 집중하겠다"고 답했으나 "임기가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한국 국민이 대통령으로 나서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재차 요구받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 국민이 정부의 통치력 부족에 분노와 실망을 표시하고 있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상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 수십 년간 보여 준 경제 성장에 대한 자부심과 지혜, 성숙함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이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년 1월 1일이 오면'이라고 언급했으나 유엔 측은 귀국일이 1월 1일로 앞당겨진 게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 일본 언론들은 반 총장과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내년 1월 1일이 되면 민간인으로서 한국에 돌아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을 위해 뭐가 가능할지 친구들, 한국 사회의 지도자들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반 총장이 임기 다음날 곧바로 한국에 귀국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반 총장은 1월 1일에 돌아간다고 말하지 않았다. 반 총장은 1월1일에 민간인으로 돌아가며 그는 1월 중순에 한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언급된 귀국 시점에 대해서도 또 다른 유엔 관계자는 4일 "앞서 일본 언론에 한 것과같은 취지의 언급"이라면서 귀국 시점이 1월 중순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인 반 총장은 오는 31일 10년간 수행해온 총장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5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 대해 "유엔과 지역 패권국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했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그 나라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분열된 탓에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 총장은 "시리아 사태는 대화로 풀어야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했지만, 알자지라는 "이에 대한 유엔의 입장은 일관되게 '군사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말이 매우 공허하게 들린다"고 꼬집었다.
또 아이티의 콜레라 창궐, 남수단 내전, 유엔 평화유지군과 직원의 현지인 대상 성범죄 등 유엔의 실패가 부끄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성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정책으로 즉시 조처했다"고 대답했다.
알자지라는 반 총장과 인터뷰 제목을 '반기문: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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