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은 22세부터 60세까지 쓴 일기와 2004년 '싸이월드' 다이어리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최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국정이 혼란에 빠지면서 박 대통령의 책 '박근혜 일기' 속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책 속에서 박 대통령은 1991년 8월 29일 "간신의 말만 듣는 임금은 머지않아 자신과 나라를 망치고 만다"며 "그러나 충신의 말에 항상 귀 기울이고 그 말을 옳게 여기는 임금은 자신과 국가를 이끌고 흥하게 한다"고 적었다.
이보다 앞서 1981년 7월 20일 "능력, 권력, 재산 모든 것에 앞서 진실한 사람이 가장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정말 못 느끼는 것일까?"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또한 1989년 11월 3일 "아첨을 잘하고 간사한 사람에게 사람들은 얼마나 속기 쉬운가"라며 "그러나 그 달콤한 얘기들은 결국 독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온몸에 퍼져 멸망을 가져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비추어 봤을 때 젊은 시절 박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그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해 보인다.
이 외에도 "신용과 깨끗한 명예는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인데, 일이 막상 터지기 전에는 깨닫기가 그토록 힘든 진리인가 보다"거나 "자신을 속이면서 남을 속이지 않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등의 주옥같은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일기에 새롭게 관심이 쏠리면서 누리꾼들은 "참담하다"며 "한 권의 예언서가 따로 없네"라고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