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소윤 기자 =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학생들이 대부분 구조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한겨레의 보도한 청와대와 해경 본청과의 통화 내역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피해 상황을 뒤늦게 확인했다는 사실이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 20일 청와대는 홈페이지 ‘오보 괴담 바로잡기’란에 ‘세월호 7시간-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이것이 팩트입니다’란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관저 집무실에서 정상 집무했지만 심각한 피해 상황을 오후 2시 50분에야 최종 확인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52분 해경 본청과의 통화에서 "탑승객들이 지금 대부분 선실 안에 있는 걸로 파악된다. 전부 학생들이다 보니 선실에 있어서 못 나온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6분 뒤인 10시 58분에는 구조된 인원이 120여명이며 배 주위에 학생들이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오전 11시 3분에 언론에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가 나온 것을 고려하면 오보 전부터 이미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11시 29분에도 청와대는 구조 인원이 161명에 불과하고 300명 가량이 배 안에 있다는 사실을 해경에서 직접 보고받았다.
그러나 대통령은 아무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청와대가 대통령 서면보고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뒤집어진 배 안에 탑승객 대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오후 5시 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후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입을 열었다.
사고가 일어난 지 8시간, 첫 보고를 받은 지 7시간 만의 발언이었다.
박소윤 기자 sos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