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텅 빈 제2롯데월드 주차장을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을 태우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개장 첫 6일간 70만명이 방문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지만, 주차장 이용률은 2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개장 이후 제2롯데월드 주차장의 평일 총 입차대수는 평균 1천800대, 주말에는 2천100대 수준에 머물렀다.
제2롯데월드 주차장 규모는 총 2천700면이며 제2롯데월드의 영업시간은 약 10시간이다.
차량 1대가 3시간 동안 머문다고 가정하면 평일에는 전체 주차면적의 약 20%, 주말에는 24%만 사용된다는 의미다.
반면, 송파대로 건너편 롯데백화점 잠실점 주차장은 북새통을 이뤄 제2롯데월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총 주차면수가 3천300면인 롯데백화점 잠실점 주차장은 제2롯데월드 개장 이후 평일에는 약 8천대, 주말에는 약 1만대가 드나들고 있다.
제2롯데월드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률을 계산하면 평일은 73%, 주말은 92%에 이른다.
또 잠실점 인근에 마련한 190면 규모의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은 주말·주중 가릴 것 없이 매일 500대가량이 드나들고 있다.
관광버스 이용객 대부분은 제2롯데월드 내 면세점을 이용하려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내국인은 주차에 불편을 겪고, 중국인은 주차 걱정 없이 최신 시설을 이용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또 제2롯데월드 주차장 이용률이 저조한 탓에 잠실 주변 불법 주정차도 급증해 인근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제2롯데월드 주차장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주차 사전 예약제'와 '주차요금 전면 유료화' 등 전에 없이 강력한 교통대책 때문이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개장 후 잠실 지역 교통난을 우려해 주차 사전 예약제와 주차요금 전면 유료화를 임시사용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제2롯데월드에서 물건을 사더라도 주차요금 할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제2롯데월드 내 롯데시네마에서 9천원을 내고 3시간 동안 영화를 봐도 주차요금 1만8천원(10분당 1천원)을 고스란히 내야 한다.
더구나 방문 전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마저도 이용할 수 없다.
롯데 측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 관계자는 2일 "롯데가 장삿속으로 주차요금을 비싸게 받는 것으로 아는 분이 상당수"라며 "주차 예약제와 주차요금 유료화는 서울시가 사용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사용승인 조건에 포함된 만큼 이행할 수밖에 없지만, 텅 비다시피한 주차장을 두고 불법주차를 하거나 이미 꽉 찬 옆 주차장을 이용하게 하는 것은 자원낭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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