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0일(토)

국가적 위기에 역대 대통령과 '다른 행보' 보인 박 대통령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관련해 두 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정국이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에 빠지면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베일에 싸인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가적 위기에 처했을 때 역대 대통령들의 대국민 사과와 대처 방식이 어땠는지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적 위기에 역대 대통령과 '다른 행보' 보인 박 대통령. 전직 대통령과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봤다.


1. 15대 고(故) 김대중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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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6월 30일 발생한 화성 씨랜드 화재로 23명이 숨지자 다음날 합동분향소를 찾아 "대통령으로서 미안하다"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를 분명히 처벌하겠다"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또한 2002년 6월 21일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가 비리 혐의로 구속되자 그날 저녁 TV생중계를 통해 "지난 몇 달 동안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하게 느껴왔으며, 저를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자식들은 법의 규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 16대 고(故) 노무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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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대국민 사과를 많이 한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2003년 3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에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임에도 사흘 뒤 "하늘을 우러러보고 국민에게 죄인 된 심정으로 사후 대처하겠다"며 희생자들을 위해 머리를 숙였다.


또한 2004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지 하루 만에 "탄핵에 이르는 사유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모두 벗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고 전했다.


3. 17대 이명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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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한·미 FTA로 인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20일 만에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고 비난 여론이 가시지 않자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 사과했다.


또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한다"며 4월 19일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통해 고개를 위로를 전했다.


4.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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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다음 날 진도체육관을 방문해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한 이야기가 지켜지지 않으면 관계자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불거진 청와대 국정 농단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불과 열흘 상간에 두 번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1차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 연설문 수정은)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선 실세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비난에 결국 11월 4일 다시 연단에 서서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든다"며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고 말했다.


또한 "저의 큰 책임에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진상과 책임 규명에 최대한 협조해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지만 결국 검찰 조사에는 불응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