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1일(화)

"52조 이란 대박"이라더니…MOU 이후 계약 사실상 '0건'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정부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 성과로 '52조' 원의 경제 성과를 올렸다고 홍보했지만, 지금까지 사실상 아무런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한 이후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건설 사업을 따내지 못했다.


올해 국내 기업이 이란과 체결한 계약은 단 한 건으로 부스·전시회 설치 건이었다.


그러나 이 계약은 박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기 전인 4월에 체결된 것으로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와 관계가 없다.


정부기관이 체결한 계약까지 넓혀 보더라도 지난 10월 해양수산부가 진행한 항만개발 타당성 조사 한 건이 있다.


이 두 건의 계약으로 국내 기업과 해양부가 벌어들인 금액은 68만 달러(한화 약 8억 원)에 불과하다.


당시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란을 국빈방문한 이후 "최대 52조 원의 수주 계약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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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으로 총 371억 달러(한화 약 42조 원) 규모의 30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 가능성이 열렸고, 참여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합할 경우 최대 456억 달러(약 52조 원)까지 경제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었다.


이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양해각서)를 정부의 치적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정부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MOU와 MOA(거래조건 협정)는 법적 구속력이 앉은 단계의 합의다.


정부가 내세운 경제 성과도 엄밀히 말하자면 '수주할 수 있는 금액'으로 본 계약으로 성사될 경우 예측 가능한 경제적 이득이다.


아직 가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마치 본계약까지 체결한 것처럼 부풀려 호도한 것이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일즈 외교 성과의 단맛에 취해 정부가 곤경에 몰릴 때마다 여론을 잠재우고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과장하기 위해 구체적 근거도 없이 막연한 수치를 부풀리는 행위는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