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 300여명이 백혈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장애를 갖게 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유해 화학물질의 정체가 공개됐다.
지난 8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해 온 화학물질 71 종 중 61종이 유해화학물질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신창현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발암성, 생식독성, 생식세포 변이원성, 특정표적 장기 독성, 호흡기 과민성, 피부 과민성 등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 화학물질 가운데 황산, 에틸알콜, 히드록실아민 등 11종은 '발암성' 물질이었으며 특히 황산이 함유된 무기강산은 근로자에게 노출되면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생식독성 물질도 13 종이나 있었다. 특히 엔-메틸프롤리톤은 생식 능력이나 태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공업용 에틸알콜은 경구 노출이 지속할 경우 태아 기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밖에 12개의 화학물질은 생식세포 변이원성 물질로, 공업용 에틸알콜은 흰쥐 실험 결과 치사 위험이 있는 물질로 밝혀졌다. 골수세포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는 물질도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삼성전자는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장치 없이 이런 화학물질을 다루게 해 큰 피해를 낳고 있다.
'반올림'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 공장에서 의문의 화학물질을 다루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76명에, 장애를 갖게 된 사람은 200여명에 이른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