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최순실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던 지난 5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여느 주말과 다름없이 청와대 관저에서 머물렀으며 "하아하라" "퇴진하라"는 등의 구호를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던 지난 5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언론 보도를 챙겨보며 민정수석실과 경찰 등으로부터 집회 상황을 보고받았다.
해당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며 "촛불집회가 열리던 5일에도 여느 주말처럼 관저에서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삼청동과 효자동 등 청와대 주변 일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주최 측 추산 20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나왔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이 "하야하라" "퇴진하라"는 등의 성난 민심을 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와대 관저 뒤편에 있는 북악산이 방음벽 역할을 하면서 광화문광장 일대에 울려 퍼진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의 '퇴진 촉구' 외침이 청와대까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70만명이 모인 2008년 6월 '광우병 쇠고기 파동' 촛불집회 당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촛불을 바라보고 '아침이슬' 노랫소리를 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담화문 발표를 통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면서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거듭 사죄했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다"며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눈이 충혈된 채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혼돈에 빠진 정국을 수습하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인물들을 줄줄이 구속하며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