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광주교육대학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이 아버지의 만류에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지난 3일 오후 1시 광주교대 총학생회와 학생 200여 명은 사상 초유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 및 홍보물을 미리 보고받고 수정하는 것을 넘어 국가 안보·외교·인사문제까지 각종 국가 기밀사항에 깊숙하게 개입했다. 이것은 명백한 대통령 기록물관리법 위반이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이후 한 여학생이 마이크를 넘겨받고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윤리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인 15학번 박현주 씨는 "과거 5·18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다녀오신 아빠가 갑자기 생각나서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울먹이더니 "우리 부모님은 '대학 가서 데모하고 다니지 마라. 공부만 열심히 해라'라고 늘 말씀하셨다"면서 "그런데 아빠가 그렇게 해서 30년 뒤 이런 세상을 만들어주셨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느냐. 여러분의 부모님들도 다 그렇게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를 지켜 오셨을 텐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박현주 씨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가만히 숨어 있지 않고 잘못된 것은 더 당당하고 크게 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학생들에게 행동할 것을 호소했다.
한편, 전국 곳곳에서 대학생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5일에는 국내 43개 대학, 총 2000여명의 대학생이 참여하는 전국 시국대회도 열린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