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자 친박 의원들이 하나둘씩 선을 긋고 있는 모양새다.
연일 '최순실 게이트'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신임을 얻었던 의원들의 태도가 변화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비롯해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이들이 돌변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지난 2일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안종범 전 수석은 최순실 씨를 모른다던 며칠 전 입장을 바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관해 "모든 일은 대통령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며 "최 씨와 박 대통령 사이에 '직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검찰 출두 이전에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과 '대포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그를 회유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 바 있다.
2.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아울러 지난 1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무수석 재임 11개월 동안 박 대통령과 공식적인 독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최순실 씨를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해 준 시기에 조 장관은 당시 첫 여성 정무수석을 지내며 박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박근혜의 그녀'로 불렸다.
3. 유승민 의원
유승민 의원 역시 2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 참석 뒤 "내가 만약 최 씨를 알았더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지난해 '배신의 정치'로 박 대통령에게 낙인이 찍히기 전까지 그는 '원조 친박'으로 2007년 대선 경선 캠프 때 정책 메시지 단장을 맡으며 박근혜의 최측근으로 꼽힌 인물이다.
반면, 박 대통령의 옆을 지키고 있는 의원도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25일 최 씨가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나도 연설문 쓸 때) 친구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며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
또한 이 대표는 "배의 선장처럼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접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