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英 BBC "한국 재벌들 병상에 누워서도 기업 지배"

인사이트BBC 공식 홈페이지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한국 대기업 총수들은 병상에 누워서도 회사를 지배한다"


영국 언론이 한국 대기업 총수들의 비정상적인 통치 행태를 꼬집고 나섰다.


최근 영국 BBC 뉴스는 '재벌 : 한국의 봉건 기업'(Chaebols: South Korea’s corporate fiefdoms)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BBC 뉴스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된 '갤럭시 노트7' 폭발과 관련해 삼성의 지배 구조를 비판했다. 


기사는 "삼성이 폭발한 휴대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돈을 태워 없애는 와중에 카메라 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는 단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삼성의 회장 이건희다"라고 시작한다.


인사이트(좌) 삼성 이건희 회장, 연합뉴스 / (우) GettyImages


그럼에도 한국인들이 삼성 병원에서 태어나 삼성 아파트에 살고, 삼성에 보험을 들며 삼성 장례식장에서 생을 마무리하는 '삼성 공화국'에 살고 있는 이유로 삼성의 거대 '가족 경영체계'를 꼽았다.


BBC는 삼성은 70개 이상의 계열사가 뒤얽혀 있어 자금의 근원을 찾는 게 어렵지만 '에버랜드'가 단서라고 봤다. 이건희 일가가 에버랜드의 지배적인 지분을 갖고 있고, 에버랜드가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한국 사회를 장악했다는 것.


기사는 삼성뿐 아니라 현대, 롯데, 한화, 한진 등에서도 한국 특유의 봉건적 '재벌'의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화 김승연 회장의 건달 동원 '보복 폭행'과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회장의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을 나열했다.


BBC는 이러한 봉건적 재벌 문화의 근원을 박정희 정권의 '명령'이라고 봤다. 


기사는 "박정희가 재벌 총수들이 부패로 벌어들인 돈을 몰수했는데, 재벌이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방법은 더 많은 계열사를 만들어 부를 창출하는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이에 BBC는 "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였지만 여전히 계급적"이라며 "심지어 기업 총수들은 병상에 누워서도 자신들의 기업을 지배한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좌)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회장 / (우) 한화 김승연 회장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