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세계 문화 유산' 아름다운 조선왕릉 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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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심민현 기자 = 조선왕조 500년은 '흥망성쇠'를 여실히 보여주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역사였다.


500년 동안 27명의 왕들이 거쳐갔는데, 북한 개성에 묻혀있는 2대 왕 정종을 제외하고는 26명의 왕 모두 남한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잠들어있다.


부패해 있던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개국한 1대 왕 태조 이성계부터 일본에게 합병당하며 나라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었던 27대 왕 순종까지.


그 중에서도 조선왕릉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5곳을 소개할테니 지금부터 자세히 정독해 여유로울 때 한 번 찾아가보길 바란다.


1. 건원릉 (제1대 왕 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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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동구릉 내에 위치한 조선의 제1대 왕 태조 이성계가 안장되어 있는 건원릉은 단정하게 벌초가 되어 있는 다른 왕릉과 달리 억새풀이 무성한 투박한 왕릉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는데 이성계가 죽으면서 고향인 함경남도 함흥에 묻어달라고 유언했지만 아들인 태종 이방원은 한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함흥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그래서 이성계 사후 아버지의 뜻을 조금이라도 따르기 위해 이방원은 함흥의 억새를 가져와 왕릉에 심은 것이다.


건원릉은 1대 왕의 왕릉답게 다른 왕릉보다 뭔가 웅장한 느낌이 들며, 억새풀이 휘날리는 모습이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2. 장릉 (제6대 왕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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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인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를 찬탈당하고, 유배 당해 결국 죽음까지 맞게 됐던 비극의 왕 단종의 왕릉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에 위치해 있다.


조선왕조에서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왕 답게 왕릉조차 서울과 경기도에 위치해있는 다른 왕들과 달리 강원도에 홀로 자리잡고 있다.


장릉은 다른 왕릉에 비해 아담하지만 왕릉 중 유일하게 산줄기에 자리잡고 있어 뭔가 아늑하고, 푸근한 느낌을 준다.


16년의 짧은 삶을 살다 간 단종. 하지만 살아서 얻은 명성보다는 죽어서 더 사랑받고 있으니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3. 선릉 (제9대 왕 성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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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성군 중 하나라 불리는 9대 왕 성종의 왕릉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지만 당시만 해도 매년 홍수로 인해 왕릉이 물에 잠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선릉은 500년이 넘게 꿋꿋하게 지금의 자리에서 버텼고, 서울 지하철 역사로는 최초로 조선왕릉의 명칭이 들어간 왕릉이 됐다.


현재 선릉은 도시 한복판에서 바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푸근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4. 건릉 (제22대 왕 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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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걸 목격한 비극을 경험한 8대 왕 정조의 왕릉은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에 위치해 있다.


건릉은 조선 왕릉 중 가장 잘 정돈된 산책길을 자랑한다. 이유는 정조 생전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정성을 쏟아 왕릉을 조성해 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정조의 소원대로 숲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융릉과 정조의 건릉은 함께 숨쉬고 있다.


아들의 '효심'이 만든 융건릉을 꼭 찾아 정조의 숨결이 깃든 곳곳을 둘러보기 바란다.


5. 홍릉 (제26대 왕 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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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을사조약'의 참담함을 겪은 26대 왕 고종의 왕릉은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에 위치하고 있다.


홍릉은 다른 조선 왕릉과 달리 고종이 대한제국의 선포에 따라 황제가 된 후 조성되었기 때문에 능역 조성도 명나라 태조의 효릉 방식을 따랐다.


황제의 능역답게 다른 조선 왕릉에 있는 호랑이 석물 대신 기린, 코끼리, 사자 등의 석물이 서있는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나라를 빼앗긴 왕의 왕릉이란 생각 때문인지 화려한 모습 뒤로 슬픔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만 같다.


심민현 기자 min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