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근 문화예술계 이곳저곳에서 '성폭력' 사례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한 영화의 촬영장이 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8일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인디스토리'는 현재 개봉하고 있는 영화 '걷기왕'을 촬영하던 지난 3월 남순아 작가의 주도 아래 스태프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인디스토리가 전한 '성희롱 예방 교육 콘티 북'에는 어떤 내용이 스태프들에게 전달됐는지 매우 세세하게 나와 있다.
촬영장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10가지 생활 수칙 중 하나로는 "성희롱과 친밀감을 구분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는 것을 간결하게 표현했
다.
또 피해자를 위한 매뉴얼에는 "'내가 잘못했나, 빌미를 주었나'라는 생각은 버리라"고 설명돼 있다. 성희롱을 당하는 쪽은 '피해자'이니 위축되지 말 것을 권한 것이다.
이어 (만약) 동료가 현장에서 '성폭력' 피해를 볼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간단히 설명돼 있다. 해당 책에는 "성차별적 농담, 음담패설에 웃지 않고 정색하라"고 돼 있다.
만약 성희롱적인 말에 웃어주면 그 말을 한 사람이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현장 스태프들 약 3분의 2가 넘게 참여한 교육은 강사를 초빙해 약 두 시간가량 진행됐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자세히 나와 있으니 한 번 참고해 보는게 좋겠다.
한편 영화 '걷기왕'은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