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유라 기자 = 쓸쓸한 가을만큼 연애하기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
하지만 모든 이들이 핑크빛일 순 없는 법이다.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긴긴밤을 보내는 이들도, 연인과의 사소한 다툼으로 밤새워 뒤척이는 이도 있을 터.
우리가 가을에 타는 '썸'에 더욱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솔로보다 따뜻하고 커플보다 설레는 '썸'이야말로 삭막한 가을밤을 가장 낭만적으로 보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썸'을 한 번에 종료시키는 순간들이 있다.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저 수많은 '걔'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직감하는 순간이 바로 그렇다.
알고보니 내가 썸남·썸녀의 어장 속 한 마리 물고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순간들을 모아봤다.
1. 관계에 대한 정리 회피
"그래서 우리는 무슨 사이야?"라는 질문에 썸남·썸녀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게 중요해?" 혹은 "알면서 뭘 물어"라는 식의 불명확한 대답으로 회피한다면 확실하다.
당신은 썸남·썸녀의 어장 속 물고기일 뿐이다.
2. 기념일에만 연락올 때
"오늘 내 생일이야!" 썸남·썸녀에게 이런 연락만 온다면 냉소가 담긴 메시지 하나로 관계를 정리하자.
무언가 받을 수 있는 날에만 연락하는 썸남·썸녀라면 가차없이 버려라. 그런 사람은 '그냥 친구'로도 사귈 필요가 없다.
'나'를 '돈줄'로만 보는 사람에게는 '썸남·썸녀'라는 애매한 관계도 아깝다.
3. 술 마셨을 때만 연락할 때
'늘 잔뜩 취한 상태일 때 전화가 온다. 멀쩡할 땐 '내' 생각이 안 나는 것 같다'면, 썸남·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취중 진담'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짝사랑 고백'일 때 허용되는 얘기다.
술을 마시고 전화를 했는데 썸남·썸녀가 이상한 헛소리만 늘어놓는다면, 그건 그저 술자리에 있는 친구들에게 '나 전화 걸 사람 많다'고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것뿐이다.
4. 주변에 소개 안할때
'나'라는 존재를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분명 켕기는 무언가 있다는 뜻이다.
지인들에게 소개할 가치가 없거나, '나'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 되는 누군가 있다는 의미일 수 있으니 말이다.
자꾸만 '나'의 존재를 감추려는 썸남·썸녀가 있다면, 과감하게 돌아서라.
5. 데이트 비용 아끼려 할때
남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여자도 상대의 호감을 사기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열 때가 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작은 돈도 아까워 한다면, 썸남·썸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마음이 돈과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작은 돈마저 아끼려 한다는 건 '나'를 위해 그 어떤 것도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6. 약속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때
썸남·썸녀가 '나'와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느껴질 때가 있다. 약속 시간에 늦는 건 다반사고, 심지어는 미루거나 취소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굳이 특별한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지 말자. 그저 '내'가 썸남·썸녀에게 그다지 특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면 그만이다.
속상하고 자존심은 더 상하겠지만, '나' 또한 썸남·썸녀와의 약속을 소홀히 여기면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