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말렸지만 자랑스러워"…경찰관 아들·딸·사위 둔 경위의 고백

인사이트연합뉴스


"자식들이 경찰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는 말렸지만, 지금은 자랑스럽습니다."


아들과 딸, 사위가 모두 경찰관인 부산 영도경찰서 청학파출소 소속 임기홍(60) 경위는 경찰의 날인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들 임상규(30) 경사, 딸 임시연(27) 순경, 사위 정성식(35) 경장은 모두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능범죄 수사, 여성·청소년 보호, 교통사고 조사 등 맡은 업무만 다를 뿐이다.


1980년에 순경으로 임관해 정년퇴임을 두 달 남겨둔 임 경위는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그는 수사와 형사 분야에서 20년 이상 일한 베테랑 형사이다.


아들인 임 경사는 2010년 순경으로 임관했다.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딸인 임 순경은 2014년부터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위 정 경장은 임 순경이 부산진경찰서 부전지구대에 새내기 경찰관으로 발령받았을 때 같은 팀에서 근무한게 인연이 돼 올해 7월 화촉을 밝혔다.


임 경위는 "아들이 경찰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 말렸고, 딸이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는 더 반대했다"고 말했다.


위험한 직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는 "본인들이 꼭 하겠다고 해서 더 말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임 경위는 "지난 19일 서울에서 한 경찰관이 사살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경찰관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직업"이라며 "아들, 딸, 사위가 모두 국민에게 봉사하고 친절한 경찰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인 임 순경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아빠와 오빠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이 길을 선택했다"면서 "막상 경찰관이 되니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임신 6개월째인 임 순경은 '태어날 아기가 경찰관이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임 순경은 아직 경찰관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그러나 "아이가 꼭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면서 "태어날 아기가 어른이 됐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안전한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임 순경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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