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경찰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는 말렸지만, 지금은 자랑스럽습니다."
아들과 딸, 사위가 모두 경찰관인 부산 영도경찰서 청학파출소 소속 임기홍(60) 경위는 경찰의 날인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들 임상규(30) 경사, 딸 임시연(27) 순경, 사위 정성식(35) 경장은 모두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능범죄 수사, 여성·청소년 보호, 교통사고 조사 등 맡은 업무만 다를 뿐이다.
1980년에 순경으로 임관해 정년퇴임을 두 달 남겨둔 임 경위는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그는 수사와 형사 분야에서 20년 이상 일한 베테랑 형사이다.
아들인 임 경사는 2010년 순경으로 임관했다.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딸인 임 순경은 2014년부터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위 정 경장은 임 순경이 부산진경찰서 부전지구대에 새내기 경찰관으로 발령받았을 때 같은 팀에서 근무한게 인연이 돼 올해 7월 화촉을 밝혔다.
임 경위는 "아들이 경찰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 말렸고, 딸이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는 더 반대했다"고 말했다.
위험한 직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는 "본인들이 꼭 하겠다고 해서 더 말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임 경위는 "지난 19일 서울에서 한 경찰관이 사살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경찰관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직업"이라며 "아들, 딸, 사위가 모두 국민에게 봉사하고 친절한 경찰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인 임 순경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아빠와 오빠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이 길을 선택했다"면서 "막상 경찰관이 되니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임신 6개월째인 임 순경은 '태어날 아기가 경찰관이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임 순경은 아직 경찰관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그러나 "아이가 꼭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면서 "태어날 아기가 어른이 됐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안전한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임 순경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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