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서울 광화문 앞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 수천 종류의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얼핏 보면 재활용 창고를 방불케 하지만 사실은 세계적인 예술가 '베르나르 프라(Bernard Pras)'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형상화해 설치한 '예술 작품'이다.
프랑스 출신의 예술가 베르나르 프라는 '착시 미술'의 대가로 소재와 공간 등에 있어 남다른 작품 활동으로 예술적 감각을 자랑하는 작가다.
이번 베르나르 프라의 방한과 설치미술 프로젝트 참여는 국민 배달앱 '배달의민족'으로 알려진 우아한형제들의 초청을 받으면서 성사됐다.
세계적인 예술가와 배달앱의 만남이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일상생활 속 사소한 물건을 통해 환상적인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가의 작업 방식에 한국 고유의 문화가 곁들어지면 과연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하게 됐다.
우아한형제가 준비한 이번 전시는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물음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아트 프로젝트팀은 이에 글을 읽지 못하는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이라는 아름다운 문자를 창조한 세종대왕에서 답을 찾았다.
베르나르 프라는 "작품 제작을 위해 한글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백성을 위해 직접 문자를 만들었다는 세종대왕에게 경외감을 가지게 되었다"며 "지금까지 수 십편의 작품을 만들었지만 이번 전시가 특별한 경험이었기에 한국 관객들에게도 뜻 깊은 관람이 되길 바란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세종대왕의 눈썹 위치에 베르나르 프라는 어떤 물건을 놓았을까. 그리고 곤룡포 앞섬은 어떤 물건으로 장식해 표현했는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작품 감상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감상법은 '작가가 설정한 각도'에서 보는 것이다. 보는 각도의 변화를 통해 세종대왕의 당당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세계적인 예술가 베르나르 프라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 전시회는 1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약 3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