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초판본'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 명작 시집 6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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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올해 초 영화 '동주'의 흥행 이후 최근까지 서점가에는 '초판본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예스24의 자료에 따르면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이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사슴'과 '정지용시집' 등이 그 여세를 몰아 인기를 끌었다.


흥미로운 것은 보통 초판본을 구입하는 연령층은 60대지만, 이번 초판본 열풍의 주 구매층은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이다.


초판본이 이렇게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바로 '소장 가치' 때문이다.


초판본을 소장하며 저렴한 값으로 시집에 묻어 있는 세월을 느끼고, 당대 시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과 어울리면서 한국 전근대 사회의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명작 시집 6선을 소개할테니 참고해보자.


1.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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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으로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주옥같은 시 31편이 수록돼 있다.


지난 2월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의 흥행에 힘입어 서점가에 초판본 시집 돌풍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짧지만 찬란하게 시인의 삶을 보낸 윤동주의 뜨거운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집이다.


2. 김소월 '진달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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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시인의 시집 '진달래꽃 1925년 초판본'은 근대문화유산 제470호에 등록될 만큼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시집이다.


가장 대중적인 시 '진달래꽃'은 이별의 아픔을 애잔하게 노래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있다.


3. 백석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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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시인들이 가장 소장하고 싶어했으며 심지어 윤동주 시인도 이 시집을 필사하며 시를 연습했다는 백석 시인의 시집이다.


소장 가치가 높았던 이유는 물론 훌륭한 작품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초판 제작 당시 오직 100부만 한정 발행돼 희귀성이 매우 높았다.


최근 발간된 재발행본에는 1936년 발행된 원본의 활자 느낌을 오롯이 재현했다고 하니 한 권쯤은 소장해보자.


4. 정지용 '정지용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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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존경을 받으며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정지용의 시집이다.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는 '향수'를 포함해, 후배 시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념비적인 시인 정지용의 초판본 시집을 만나볼 수 있다.


시를 읽으며 정지용 시인의 부드럽고도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바라본 한국의 근현대의 모습을 우리 가슴 속 한지에 그려보자.


5. 이육사 '육사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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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저항 시인으로 불리며, 강인하게 꿈을 좇아 흔히 '강철로 된 무지개'로 비유하는 이육사 시인의 '육사시집'이다.


'절정', '광야'를 포함해 총 22편이 수록됐으며 다른 시인에 비해 강하고 남성적인 어조로 시대를 노래했다.


초판본을 통해 20여 년 동안 17회 투옥됐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투쟁했던 이육사 시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자.


6. 한용운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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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역사에 온몸으로 저항한 음유시인 한용운은 '님의 침묵'을 통해 당대의 아픔과 치열함을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다.


출판사에서는 그 참뜻을 살리기 위해 1926년 발행된 초판본의 느낌을 온전히 담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비록 시집은 세련되지 않은, 닳고 빛바랜 모습이지만 한용운 시인처럼 영롱하며 찬란한 정신을 시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