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야, 공연 벌써 시작했겠다. 얼른 서둘러"
2년 전인 2014년 10월 17일 경기도 성남의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포미닛, 티아라, 체리필터, 정기고, 투빅, 트랜스픽션 등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예정된 행사장에는 학생에서부터 어른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행사장은 이미 발 디딜틈 조차 없이 사람들로 빽빽했고 현아가 속한 걸그룹 포미닛이 무대에 오르자 사람들이 차례로 무대 근처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공연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무대가 보이지 않자 공연장 한쪽 끝에 약 1.2m 높이로 솟아오른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공연을 한눈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명, 두 명씩 환풍구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조금씩 휘어지고 있던 환풍구 덮개는 결국 사람들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하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10여m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지켜보던 20여 명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까마득한 환풍구 아래에서는 울부짖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잠깐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 위에 올라섰을 뿐인데 차마 되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결국 행사 주최자 등 공연안전관리 책임자 8명, 시공 관련자 7명, 소방공무원 2명 등 총 17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하지만 16명이 죽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에 비해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참사가 발생한 환풍구에는 철조망과 덮개로 가려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안전에 대한 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판교 환풍구 사고 2주년을 맞이한 이날 사고현장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메시지와 함께 국화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다시는 이러한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