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눈에 희귀한 기생충이 감염된 군 병사의 치료사례를 학계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치료법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눈에 이 기생충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어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의학저널에도 치료과정이 동영상과 함께 자세히 소개됐다.
국군수도병원(벙원장 유근영)은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군부대에서 복무하던 병사에게 발견된 기생충의 한 종류인 '동양안충'(Thelazia callipaeda)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치료 사례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NEJM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사이언스'보다 인용지수(53.5)가 높아 학술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이 저널에 실린 실린 논문은 의학 교과서에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 병사가 2주간 지속한 눈의 가려움증으로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했고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정훈 안과 전문의와 군의관 허경민 대위가 협진을 통해 총 3마리의 기생충을 제거했다.
담당 의료진은 당시 기생충이 병사의 눈과 눈꺼풀 사이에 기생해 거울에 비췄을 때 보였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기생충이 발생한 병사의 눈 부위를 관찰하면서 1주일 동안 눈의 결막 부분을 세척하고 기생충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기생충 제거 후 병사는 더는 특이증상을 보이지 않았으며 현재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진이 서울대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에 의뢰해 확인한 기생충의 정식 명칭은 '동양안충'으로 대개 개·고양이·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눈물샘에 기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희고 가는 실 모양 형태를 보이는 동양안충은 길이 10∼12㎜, 굵기 0.16∼0.18㎜ 정도이고, 줄무늬를 갖고 있다.
의료진은 동양안충의 경우 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유럽에서도 발견되고 있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양안충은 파리와 같은 해충을 통해 전파되므로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고 해충이 눈 주위에 앉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조언이다.
단, 우리나라에서도 3~4년에 1번 정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치료법이 어렵지 않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허경민 대위는 "동양안충 발생 및 치료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외국 학계에서 향후 참고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번 사례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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