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2세 남아가 종합병원 13곳에 치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하고 어렵사리 수술할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 숨졌다.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전주시 반월동의 한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던 김모(2) 군과 김군의 외할머니가 후진하던 견인차량에 치여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응급 수술실 두 곳이 모두 수술 중이어서 김 군은 수술을 받지 못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각 지역 대학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 13곳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김 군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병원은 없었다.
이날 김 군의 치료 요청을 받은 병원 중에는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라고 전국에 권역별로 설치된 권역외상센터 6곳도 포함됐다.
이들 병원 대부분은 어린이 중증 외상 치료를 할 의사가 없다고 핑계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응급의료센터의 도움으로 아주대병원에서 김 군을 치료해주기로 했지만, 헬기로 이송된 김 군은 수술 중 세 차례 심정지를 겪으며 다음날 오전 4시40분께 숨을 거뒀다.
김 군의 외할머니도 중상을 입고 회복하지 못해 숨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당시 수술실이 없는 상황이어서 다른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병원마다 사정이 있어 김 군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국민의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0개 외상센터를 찾은 환자 3천526명 가운데 85명이 이유 없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의사가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를 내쫓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 외상센터의 운영 전반에 대해서 감사원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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