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육아에 지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사연이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2 '안녕하세요'에는 초등학교 6학년 박수빈 양이 출연해 쌍둥이 동생을 기르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수빈 양은 등장하자마자 눈물을 터뜨리며 동생들이 생후 100일이 됐을 때부터 기저귀를 갈아주고 새벽 3~4시에 일어나 분유를 먹였다고 말했다.
또 동생을 오랜 시간 안다 보니 팔이 저리다고도 토로했다.
수빈 양의 어머니가 혼자 육아를 하기에 부담을 느껴 큰 딸인 수빈 양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빈 양이 느끼는 문제는 엄마를 돕는게 아니었다. 문제는 아빠가 모든 육아를 수빈이에게 전가시킨다는데 있었다.
수빈 양은 "아빠는 집에서 잠만 잔다"고 고민을 얘기했다.
하지만 아빠는 "수빈이의 마음은 이해되는데, 고민 정도는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아빠는 "저도 나름대로 노력한다. (그러나) 남자들의 성향을 따져 보면 (남자는) 애들 5분에서 10분 정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항변했다.
자식을 돌보지 않는게 '남녀 차이'일 뿐이라는 아빠의 황당한 변명에 MC들도 기가 막힌지 고개를 저었다.
수빈 양이 혼자 마음을 삭힐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수빈 양의 안타까운 사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샀고 170표를 얻어 새로운 우승자가 됐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