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소방관 아들의 죽음 명예롭기를"…故김병석 아버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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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아버지, 저는 죽어서도 소방관이고 싶습니다"


화재와 재난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데 앞장서 온 故 김범석 소방관이 세상을 떠난지도 어느덧 2년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방관에 대한 처우 개선이 마련되고 있지 않아 하루 빨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YTN은 지난 2014년 재직 도중 희귀암에 걸려 7개월 만에 숨진 故 김범석 소방관의 아버지 김정남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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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세상을 떠난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아버지는 아직도 믿기 힘들다. 특히 사진 속 웃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한없이 미어질 뿐이다.


아버지 김정남 씨는 "(하늘나라에서) 숨 편하게 쉬면서 생전에 즐겼던 자전거도 타고 마라톤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며 "숨을 못 쉬면서 수개월 동안 버텼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2006년 부산에서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故 김범석 소방관은 살아생전에 119구조대와 중앙119구조본부 등에서 8년 동안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구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갑자기 숨이 가빠 병원을 찾았다가 '혈관육종암'이라는 희소암 진단을 받았고 암 판정 받은지 7개월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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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故 김범석 소방관은 죽음을 앞두고 갓돌이 지난 어린 아들에게 "아빠는 병이 걸려 죽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며 가족들에게 공무상 재해 인정을 받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버지 김정남 씨는 "아들이 '아버지 나는 죽어서도 소방관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며 "'병 걸린 아빠가 아니고 자랑스러운 소방관으로서 살다가 죽은 아빠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유족은 故 김범석 소방관이 화재 현장의 유해물질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병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무원연금공단 측은 김 소방관의 공무상 사망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중앙119구조본부가 공무원연금공단에 탄원서까지 제출해봤지만 재심의에서도 기각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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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다가 세상을 떠난 소방관 아들의 마지막 유언대로 '공무상 사망'을 인정받기 위해 지금도 공무원연금공단과 행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버지.


아버지는 그저 소방관 아들의 죽음이 명예롭기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에게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버지 김정남 씨는 "오늘도 재난 속에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소방관들에게 처우가 개선되는 것, 이게 입법화가 되고 제도적으로 확립돼 처우가 개선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