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지난 2015년 정부가 담뱃값을 2배 가까이 인상하면서 담배 회사들이 2천억 원이 넘는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담배 시장 점유율 3개사(KT&G·필립모리스코리아·BAT코리아)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단연 KT&G로 전년에 비해 2015년 당기순이익이 32.2%(2,408억 원) 오른 9,879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KT&G의 매출액 증가는 불과 2.9%(791억원) 증가한 2조 8,216억 원이었다.
필립모리스는 매출액이 15.3%(1,078억 원) 증가해 3,910억 원으로 나타났고, 당기순이익은 33.9%(485억원) 오른 1,917억 원이었다.
BAT 코리아는 작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3.5%(610억 원) 감소해 3,910억 원이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당기순손실 96억 원에서 지난해 270억 원 흑자 전환해 366억 원이 증가했다.
앞서 감사원은 담뱃세 인상 과정에서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2천억 원이 넘는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탈루 세액은 필립모리스 1천691억 원, BAT 392억 원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부가 무리하게 담뱃값을 올려 서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반면 담배회사들은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15년 담뱃값 인상에 따른 효과'에 따르면 담배 판매량은 2014년보다 23.7% 감소했지만,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은 3조 6천억 원(52%) 증가한 10조 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정부가 거둬들일 담배 세수는 13조 1,72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