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원전 14기가 몰려있는 경주와 부산 원전단지 인접한 곳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 2개가 존재한다는 연구보고서가 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경향신문은 경주와 부산 원전단지 인접한 곳에 2개의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연구보고서가 정부에 제출됐는데도 정부가 추가 연구를 하지 않고 원전 건설을 계속 승인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 국민안전처 전신인 소방방재청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한 보고서에서 고리원전 인근의 일광단층과 월성원전 인근 울산단층이 모두 '활성단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활성단층'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으로 이들 단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은 최대 규모가 무려 8.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진과 국내 대학연구진 23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2년 소방방재청에 보고됐다고 경향신문은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또 해당 보고의 경우 전문가 그룹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요구하며 비공개됐지만, 정부가 추가 연구도 하지 않은 채 해당 지역에 원전 건설을 계속 승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발견된 2개의 단층은 현재 경주, 부산 지역 인근 원전과 인접해 있다. 특히 일광단층은 고리원전과 직선거리로 불과 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고리원전은 현재 원전 8기가 운영 중에 있고 2기가 추가 건설 예정인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어서 만일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울산단층 역시 원전 6기가 밀집된 월성원전과 인접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은 "정부가 원전 인근의 활성단층 존재를 4년 전에 파악하고도 (사실을) 숨긴 것은 국민안전을 무시한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당 소속 김현권 의원이 공개한 해양수산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보고서에서도 양산단층과 일광단층이 신생대 제4기 이후 활동한 사실이 들어 있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울산단층은 지진 발생할 경우 규모 5.8에서 최대 8.3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현재 원전의 경우 규모 6.5~7.0 수준까지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울산단층의 경우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오래전에 지은 원전에 대한 보강이나 폐기 등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