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오늘도 실패, 도대체 내 반쪽은 어디 있는 것일까?"
세상에 태어나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드는 내 반쪽을 찾아 여러 번 소개팅하다 보면 느는 것은 나와 맞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술이다.
이미 상대방이 나와 안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는데도 소개팅 주선자와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자리를 뜨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완곡하게 거절의 메시지를 던진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상대도 단번에 눈치채 기분 나빴을 '속 보이는 거짓말'을 모아봤다.
혹시 소개팅에 나가 이런 속 보이는 거짓말로 상대방을 처량하게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자.
1. "저 통금 있어요"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여자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거짓말이다.
자리를 옮길 시점 "술 한잔 하실래요?"라는 제안에 "통금 때문에 가야 해요"라는 기계적인 대답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는 아직 밤 9시도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아, 내가 마음에 안 드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2. "이만 일어날까요? 다음 약속이 있어서…"
소개팅하러 오는 날 약속을 이중으로 잡았을 리가 없다.
아마도 그는 소개팅을 위해 포기했던 약속이 생각난 것일 지도 모른다.
다음 약속이 있다는 얘기는 상대를 더 기분 나쁘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자.
3.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착하신것 같아요"
물론 정말 마음에 들어서 진짜 인상이 좋고 착하다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할 말이 없을 때 겉치레로 하는 뻔한 거짓말이다.
만약 진심이라면 애프터 신청은 물론 적극적으로 당신에 대한 칭찬을 더 늘어놓았을 것이다.
4. "전 아직 연애할 생각이 없어서요"
주절주절 자신의 상황을 얘기하더니 뜬금없이 "ㅇㅇ씨 좋은 분인데 아쉽네요. 전 아직 연애할 생각이 없어서..."라고 하는 사람.
소개팅 자리에 나와서는 연애할 생각이 없다는 이 말은 정말 최악의 거짓말이다.
차라리 대놓고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라는 말을 듣는 것이 훨씬 낫다.
5. "다음에 ㅇㅇ이랑 같이 한번 봐요" "다음엔 제가 살게요"
소개팅 자리에서 공통점을 찾다 보면 둘 다 알고 있는 소개팅 주선자 얘기를 하는 경우는 간혹 있다.
하지만 "다음에 ㅇㅇ이랑 같이 보자"는 말을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면 '단둘'만 보는 게 훨씬 좋기 때문이다.
소개팅에서 '다음'이란 말은 사실 기약 없는 '언젠가'일 뿐이니 상대에게 희망을 주지 말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이 더 좋다.
6. "오늘 즐거웠어요. 연락 드릴게요"
웬만큼 소개팅을 해봤다면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소개팅남(녀)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자기 얘기만 늘어놓으며 시간을 때우는 느낌을 팍팍 줬던 상대가 이 말을 하면 정말 속이 훤히 다 들여다보인다.
7. "아 죄송해요 일적으로 연락이 와서"
소개팅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면 정말 급한 일이 아닌 이상 예의 없이 사람을 앞에 두고 핸드폰을 하지 않는다.
소개팅남(녀) 앞에서 핸드폰을 손에 드는 순간 이미 상대는 당신을 매너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일로 연락이 왔다면 행동하고 나서 양해를 구하지 말고 아니라 양해를 구하고 나서 일을 봐야 하는 것이 순서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