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소방 당국의 수색에도 나흘간 발견되지 않아 가족들을 애타게 한 실종 치매 노인을 경찰 증거체취견이 투입 1시간 만에 찾아냈다.
8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7시께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다세대주택에서 김모(75)씨가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
치매를 앓는 김씨는 이전에도 수차례 집을 못 찾아 지하철역 등지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다.
경찰은 김씨 주거지 일대를 수색했으나 김씨의 흔적은 없었다. 다음날 수색 반경을 넓혀 일대 폐쇄회로(CC)TV를 샅샅이 분석해 집에서 약 3km 떨어진 야산 뒤편 산책로 방향으로 걸어가는 김씨의 모습을 포착한 경찰은 112 타격대와 소방 지원 인력 등을 동원해 일대를 뒤졌다.
하지만 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흘러갔고 김씨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경찰은 고심 끝에 실종 나흘째인 6일 오전 10시 경찰견 '미르'를 투입했다.
김씨가 평소 쓰던 베개의 냄새를 인지시키자 미르는 곧장 달려가기 시작했다. 김씨가 사는 주택 인근 숲으로 들어가 약 1시간 13분 동안 김씨의 흔적을 쫓던 미르는 결국 오전 11시 13분께 야산 한 골짜기에서 탈진상태로 쓰러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가 발견된 곳은 골짜기 안쪽 움푹 팬 곳으로, 일반인은 바로 옆을 지나가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김씨는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탈진상태였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딸(45)은 "시간이 지체됐다면 아버님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을 뻔했는데 경찰관과 미르의 활약 덕분에 아버님을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미르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지난 6월 도입한 '체취증거견'이다. 경찰 수색견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견종인 벨기에산 '말리노이즈'다.
미르와 같은 체취증거견은 서울·부산·인천·대전 등 전국 지방경찰청 16곳에서 운영 중이다.
체취증거견은 인간(약 500만개)의 44배 수준인 약 2억∼3억개의 후각세포를 갖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람이 주로 하던 기존의 수색 방식에서 탈피해 용의자와 증거물, 실종자나 시신을 찾는 데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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