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택배 회사들이 배송이나 반품 때 생기는 손해 비용을 영세한 택배 기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는 택배 회사들이 당일 배송을 못하면 벌금을 매기거나 배송이나 반품 때 손해가 발생할 경우 택배 기사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루 적게는 300개에서 많게는 400개 이상까지 배달하는 택배 기사가 1건 배달할 때 받는 돈은 약 500원 남짓이었다.
이는 택배 회사 본사가 절반을 떼어가고 나머지의 30%는 대리점에서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름값과 같은 부수적인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을 얼마되지 않는다.
그런데 택배 기사 김모씨는 얼마전 회사로부터 택배 120개를 배달해야 벌 수 있는 돈인 6만원을 월급에서 차감 당하는 일을 겪어야 했다.
고객이 반품처리한 물건을 제 날짜에 받아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물건을 분실처리하고 김씨의 월급에서 해당 금액을 청구한 것이다.
해당 택배 회사는 분실처리된 물건을 기사가 찾아오거나 적절한 소명을 하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택배 기사들의 입장에서 분실된 물건을 찾아오려면 배달시간을 쪼개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시간만큼 배달을 하지 못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
10년차 택배 기사 박모 씨는 주문 즉시 당일 배송을 해주겠다고 선전하는 일부 쇼핑몰의 광고 때문에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만약 당일 배송을 하지 못할 경우 하루 건당 1천원씩의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택배 기사 박씨는 부당한 것을 알면서도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처럼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택배 기사들에 대한 근무 환경 및 처우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