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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 두로프의 반정부 시위 당시 경험 때문"
'사이버 망명처'로 불리며 한국 사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홈페이지엔 이런 자문자답이 있다.
"문 : 당신(텔레그램)은 광고를 붙일 건가? 아니면 내 데이터를 팔 건가? 아니면 내 부인과 아이들을 노예로 만들 건가? 답 : 아니오(NO)"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설립자)로 불리는 파벨 두로프가 만든 이 메신저가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당국의 수사망을 벗어나는 보안성 때문이다.
대화내용이 암호화되는 데다가 서버가 독일에 있어 경찰과 검찰의 수사 노력에도 대화내용이 유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텔레그램이 유독 보안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뭘까.
마커스 라 텔레그램 언론·지원 부문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는 지난 2011년 러시아의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한 반정부 시위의 기억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 부문장은 "당시 텔레그램 개발팀은 러시아에 살고 있었는데 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는 어떤 소통 수단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개발팀은 데이터 암호화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러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건너간 뒤 텔레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을 만든 파벨 두로프의 지난 2012년 5월 모습 ⓒ 연합뉴스
텔레그램뿐 아니라 6일 페이스북에 190억 달러(약 20조2천억원)에 인수가 완료된 미국산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 역시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에 민감하다.
페이스북에 인수가 발표된 뒤 미국 시민단체가 "보안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페이스북에 인수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할 정도다.
이 점 역시 와츠앱의 공동 창립자인 잰 쿰이 유년기를 우크라이나에서 보내면서 '국가의 감시'에 민감하게 자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쿰의 부모는 도청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집에선 절대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인수 발표 당시 포브스는 전했다.
와츠앱의 한 투자자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란 쿰은 개인정보 수집에 단호히 반대했다"며 "과거 기억이 그를 엿볼거나 엿들을 수 없는 소통 수단을 선호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와츠앱은 실리콘밸리에서 자랐지만 와츠앱의 유전자에는 설립자의 동유럽계 배경이 녹아있다"고 당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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