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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잘 아물지 않는 상처를 살아 있는 구더기로 치료하는 구더기 요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도미니언 포스트는 4일 웰링턴에 사는 법의 곤충학자 댈러스 비숍이 지난 10여 년 동안 금파리 구더기를 키워 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치료용 구더기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구더기가 외과적 방법으로 치료한 것보다 더 깨끗이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구더기 요법이 까다로운 상처를 치료하는 데 있어 점점 대세가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비숍은 갖가지 방법을 다 써도 낫지 않는 상처를 치료하는데 구더기를 쓰려는 병원이 늘고 있다며 "전에는 구더기 주문이 한 달에 한 번 정도일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번쯤 된다"고 말했다.
고어 병원의 매니저 주디 기어리는 몇 년 전 한 의학 세미나에서 구더기 치료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나서 20여 명의 환자에게 구더기 요법을 사용했다며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환자에게 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나 구더기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써도 낫지 않는 가장 고치기 어려운 감염 부위를 깨끗하게 해준 사례들이 여럿 있다고 밝혔다.
구더기들이 하는 일은 의학적 용어로는 괴사조직 제거로, 감염을 악화시키거나 치료를 방해하는 물질을 상처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살균 처리된 유충을 상처에 집어넣고 주위를 붕대로 감싸 그 안에서 죽은 조직을 먹게 한다.
2~3일 뒤에는 붕대를 풀어 살이 통통해진 구더기를 꺼내고 다시 새로운 구더기를 집어넣어 상처가 깨끗이 나을 때까지 반복한다.
구더기들은 오로지 죽은 조직만 먹기 때문에 건강한 피부는 전혀 손상을 입지 않는다.
구더기 요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구더기들의 상처 치료가 외과의사의 메스보다 더 정교하다고 말한다.
기어리는 환자 대부분이 아무런 문제 없이 구더기 치료를 받지만, 일부는 불편을 느끼기도 하고 꼬물거리는 느낌을 싫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오클랜드에 있는 한 수의사는 구더기 요법이 말의 고창증 등 동물들의 까다로운 상처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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