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미 연방 수사국 FBI는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 '엑스파일', '크리미널 마인드' 등을 비롯해 FBI 요원이 크고 작은 비중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FBI 소재 영화에는 몇 가지 뻔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FBI 요원들이 매일 같이 범죄자와 싸우러 다니거나, 위기 상황 때마다 어디선가 '짜잔' 하고 나타나는 신(scene)들 말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 FBI 요원들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FBI 은퇴 요원들인 제리 윌리엄스(Jerri Williams), 조 나바로(Joe Navarro), 크리스 보스(Chris Voss)를 만나 영화 속 요원들의 모습과 실제 FBI 요원의 모습을 비교했다.
아래 전직 FBI 요원들이 밝힌 '영화 속에 등장하는 FBI에 대한 오해' 6가지를 정리해봤다.
1. FBI 요원들은 늘 살인마를 쫓는다.
영화 속 FBI 요원은 연쇄 살인마, 강도범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추격한다.
그러나 FBI에서 26년간 근무한 윌리엄스는 "살인범, 강도범을 조사하긴 했지만 극히 일부분의 업무"라며 "FBI에서 하는 일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라고 해명했다.
2. FBI 요원들은 악당을 물리친다.
보스는 "FBI 요원들이라고 해서 범죄를 저지를 자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한 그는 "강력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무조건 '악당'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나름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획일화된 영화 속 악당 캐릭터를 지적했다.
3. FBI 요원들은 싸움을 잘 한다.
나바로는 "FBI 요원들이 검토해야 하는 서류의 양은 어마어마하다"며 "영화와 같은 '액션신'은 현실에서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에 앉아 서류 업무를 했지만 이런 모습은 극의 재미를 위해 보통 생략된다"라고 덧붙였다.
4. FBI 요원들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FBI 요원들은 홀로 모든 역경을 이겨내기 때문에 때때로 외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경찰 병력과 지역 공무원 등의 협조 없이 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요원 혼자 수사하는 것은 무리다.
5. FBI 요원들은 로봇처럼 딱딱하게 일한다.
완벽한 일처리를 보여주는 FBI 요원을 접하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매우 냉철하고 딱딱할 것만 같다. FBI 유니폼과 선글라스는 그들을 더욱 '로봇'처럼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이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과 냉철함을 갖고 있지만 사무실에서는 동료들과 시시콜콜한 농담도 한다"며 "우리도 유머를 좋아하고, 가족을 걱정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6. FBI 요원들은 모든 일을 순식간에 해결한다.
한정된 상영시간 탓에 영화 속 FBI 요원들은 일을 순식간에 해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전화 한 통으로 비행기나 헬기를 구해 금세 현장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FBI 요원들은 수사를 위해 비행기를 타려 해도 좌석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공항에서 긴 줄을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