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다 이긴 경기서 '기권패' 선언한 코치..."태권도 승부 조작"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태권도대회 고등부 경기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또 발생했다.


20일 중앙일보는 인천광역시장기 태권도대회 고등부 경기에서 코치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인천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고등부 경기에서 크게 앞서나가고 있던 A군(16) 코치가 흰 수건을 던지며 기권패했다.


당시 A군은 B군(17)을 상대로 14대 7을 기록하며 승리를 눈 앞에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A군 코치가 갑자기 심판과 눈치를 주고 받더니 갑자기 기권패를 뜻하는 흰 수건을 매트 위에 올려놓았다.


이를 본 심판은 B군의 승리를 선언했고 A군은 자신도 모른채 기권패를 당하고 말았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A군 아버지를 찾아온 두 선수의 코치는 "상대 선수(B군)의 집안 형편이 어렵다"며 "장학금이 필요한 상황이라 (A군이) 양보하게 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B군은 결국 해당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아버지는 인천시태권도협회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협회가 묵묵부답을 일관하고 있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A군의 코치였던 C씨는 해당 경기 이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평소 알고 지내던 상대편 선수의 코치가 '우리 학생이 형편이 어려우니 양보해 달라'고 부탁해 들어줬다"며 "잘못된 행동으로 학생의 미래를 망쳐 미안한 마음뿐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013년 전국체전 고등부 경기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해 피해 학생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태권도계 승부조작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까지 승부조작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부조작' 퇴출을 위한 강력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