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삼성그룹 하반기 공채 최대 1천명 줄인다

올해 하반기 삼성그룹 입사시험은 유례없는 좁은 문이 될 전망이다. 사상최대 규모인 10만명이 지원했음에도 삼성은 채용규모를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300명을 덜 뽑기로 해 올 하반기 공채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원자는 최다인데 채용 구모를 줄여 삼성전자 쇼크가 재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규모를 4000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3000명을 넘기지 않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연초 밝혔던 5000명(그룹 기준) 채용계획에 비하면 최대 1000명이나 줄어든 규모다. 특히 축소된 채용인원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에서 줄일 예정이며, 사무직에 집중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돼 다른 계열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도 채용 규모를 줄인다.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대졸 채용 규모는 2450명 안팎으로 지난해 하반기(2750)보다 300명 정도 줄어든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술인력과 연구인력은 기존대로 채용하고 영업이나 경영지원 등 인력보강이 시급하지 않은 사무직·관리직 채용은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재계는 삼성의 채용규모 축소가 경영환경 악화와 관계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 부문의 부진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는데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는 등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규모 채용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채용 축소는 비상경영체제의 여파로 보인다"면서 "차세대 먹거리 등 투자가 집중될 사업이 정해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채용 축소가)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이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경영환경 악화라는 공통된 어려움에 직면한 만큼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 '돌격 앞으로'를 외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삼성도 움츠리는 마당에…"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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