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결국 편파 판정으로 전희숙 선수가 울음을 터뜨렸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심판의 오심에 희생됐던 한국 여자 펜싱 신아람 선수의 악몽이 리우 올림픽에서도 재연되는 순간이었다.
11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여자 개인 플뢰레 16강전에서 전희숙 선수가 러시아 아이다 샤나예바를 상대로 11대 15로 패했다.
16강 탈락이 확정된 순간 전희숙 선수는 펜싱 경기대 끝에 주저앉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전희숙 선수는 억울한 편파 판정으로 인해 4년간 준비해왔던 꿈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려 울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오열했다.
이날 전희숙 선수는 3라운드 9-12에서 샤나예바의 공격을 막아내고 찌르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였는데 심판은 샤나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전희숙 선수는 투구까지 벗으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비디오 판독 이후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전희숙 선수의 득점을 인정했더라면 점수 차는 2점으로 줄어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억울함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한 전희숙 선수는 "(심판진이) 너무 점수를 안 주더라"며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얘기가 다 끝난 것 같았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희숙 선수가 제기한 '편파 판정 의혹'은 상대 선수가 러시아 선수라는 점에서 개연성이 짙다는 것이 현지 평가다.
세계 펜싱계에서 막강한 힘을 자랑하고 있는 국제펜싱연맹(FIE)의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이 바로 러시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100위 안팎의 거부인 우스마노프 회장은 '펜싱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심판진을 포함한 펜싱계 전반에 두둑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유럽이 주도하는 펜싱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