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태극전사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국민들이 행복해하는 올림픽 시즌이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는 일부 방송 중계진들의 도 넘은 발언들이 종종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올림픽 경기와는 무관한 외모 관련 발언이라던지 성차별적인 발언들이 그것이다.
지난 6일(현지 시간) SBS의 한 중계진은 여자유도 48kg급 8강 경기에서 몽골의 우란체제크 문크바트 선수에게 "살결이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루는 선수"라며 경기력과 전혀 관련 없는 언급을 했다.
앞서 여자 유도 48kg급 16강을 방송한 SBS의 다른 중계진은 정보경 선수의 상대인 베트남 반응옥 투 선수를 향해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스물여덟이면 여자 나이론 많은 거다"라며 선수의 나이를 지적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역시 여자 유도 48kg급을 해설한 KBS에서는 여성 아나운서에게 몸무게가 48kg가 넘는지 아무렇지 않게 물어봤다. KBS는 또 비치발리볼 중계시 "해변에는 여자와 함께 가야 한다"고 내뱉었다.
8일 여자 배영 100m 예선 1조 경기에서 SBS 해설자는 이번 올림픽 최연소 출전 선수인 네팔의 가우리카 싱 선수를 가리키며 "박수 받을만하다. 얼굴도 예쁘게 생겼고 말이다"라며 뜬금없는 외모 평가를 이어갔다.
KBS의 한 남자 아나운서는 여자 펜싱 에페 경기에서 최인정 선수를 향해 "저렇게 웃으니 미인대회 같다. 서양의 양갓집 규수의 조건을 다 갖춘 것 같은 선수다"라는 평가를 했다.
웃음을 위한 중계를 넘어서 경기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선수들의 외모에만 치중하는 발언들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지상파 3사중 논란의 소지가 된 2개 방송사의 '막말 중계'를 모아놓은 아카이브가 등장한 상태다.
또한 성차별 발언 논란이 일면서 네이버 TV캐스트 등에 올라온 중계 영상 일부가 삭제되기도 했다.
올림픽을 위해 4년 동안 땀 흘린 선수들의 노고를 더욱 밝혀주는 것이 중계진들의 역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경기력과 무관한 사족이 넘쳐 시청자들을 뿔나게 하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서운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