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국민들은 전기요금이 무서워 폭염에도 에어컨을 틀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 관계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택용 전기세 누진제가 논란인 가운데 정부는 '개편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6단계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 중 가장 요금이 낮은 1단계(1㎾h 당 60.7원)와 6단계(1㎾h당 709.5원)의 차이가 11.7배에 이르지만, 산업용(81원·여름철 저압전력 기준)과 일반용(105.7원)에는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조업(52%)과 상업용(32%)이 사용하는 전기량이 주택용(13%)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주택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전기요금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름철 가구당 평균 전력 소비량은 4인 가구 기준 360㎾h인데, 요금으로 따지면 5만원 정도로 높지 않다"며 "최고 구간인 500㎾h 이상을 써 '요금 폭탄'을 맞는 가구는 전체의 4%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300 ㎾h 이하를 쓸 때는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적게 쓰면 적게 낸다'는 것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더 많은 전력 수요가 생기는 상황임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는 듯한 발언이다.
한편 국민들에게 '벌금'과 같은 전기세를 받아가는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조 346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누진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기에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정부와 관련 기업에서는 전혀 의지를 보이고 않아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