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선수가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42)은 7일(한국시간)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2.5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기대를 한몸에 받은 진종오(37·KT)가 5위에 그친 종목이다.
베트남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팀을 지도한 박충건(50)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후보팀 전담 감독, 경북체육회 감독 등을 지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베트남 사격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베트남에는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전자표적이 없다. 이 때문에 베트남 선수들은 큰 대회를 앞두고 한국에서 자주 훈련했다.
박 감독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베트남 선수들이 한국에서 훈련하면 메달을 많이 딸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아했다"며 "한국 음식과 문화 호감도도 높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자신이 손수 지도한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면서도 본인에게 관심이 쏠리는 데는 경계감을 보였다.
다양한 질문에 "내가 조명을 받아서는 안 된다. 부담스럽다"며 손사래 쳤다.
그러면서 "굉장히 기분이 좋지만 (진)종오가 메달을 못 딴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총잡이인 진종오가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모습을 한국인으로서 지켜보기가 안쓰러웠다는 이유에서다.
진종오와 특별하게 인연을 맺은 사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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