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길이 좁아 차가 막힌다는 민원 탓에 성북구청이 70년 안팎의 고목들을 벤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5일 채널A '종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성북구청 관계자들이 도로의 중앙분리대 역할을 도맡았던 오래된 나무 두 그루 잘라버렸다. 교통체증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성북구청은 나무가 심겨져 있는 중앙분리대를 없애고 차선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래된 나무를 잘라버린 것에 대해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다.
신호체계를 변경하거나 유턴 지역을 옮기면 되는데 굳이 터줏대감 격인 고목을 벨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지금의 도로도 충분히 넓기 때문에 고목을 벤다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며 도로 확장을 반대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해당 도로는 평소에 차량 통행이 많은데다 유턴 차로까지 겹쳐있어 러시아워에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는 만큼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일부 주민들은 "체증이 엄청나기 때문에 도로를 안 만들 수 없다"며 "싸움을 하루 종일 하고 있다"며 도로 확장에 찬성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자 성북구청은 오는 10일(수요일)에 주민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고목들을 되살릴 방법은 없는 만큼 행정 당국의 행정편의주의적 태도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