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경기도 성남의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A씨는 옆집에 사는 B씨의 창문으로 집 안을 살펴봤다가 깜짝 놀랐다.
앙상한 몸의 시베리안허스키 강아지 한 마리가 바닥에 쓰러져 숨만 겨우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아지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했고, 배와 엉덩이 등에 난 상처 주변에는 구더기가 득실거렸다.
A씨는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으니 확인해달라"는 집주인의 부탁을 받고 집을 들여다보던 차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강아지 주인 B씨에게 연락했고, 그로부터 "강아지를 데려가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B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굶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던 강아지는 결국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시베리안허스키 강아지를 방치한 주인에게 동물을 학대한 혐의를 물어 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강아지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데 죽일 생각이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방치)하지 못한다"며 "현행법상 동물이 죽지 않는 이상 방치했다고 해서 학대죄를 물어 처벌하기는 힘들지만, 조만간 경찰서를 방문해 견주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는 경찰과 성남시로부터 "빈 주택에 강아지가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됐다"는 신고를 전달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구조된 시베리안허스키가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됐으며, 최소 1주일은 밥을 먹지 못한 것으로 봤다.
몸무게도 같은 견종 또래(약 10㎏)보다 한참 못 미치는 3∼4㎏에 불과했다.
다행히 강아지는 현재 몸 상태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부터 '슈키'라는 이름도 얻었다.
몸무게는 늘고 있으며, 사람이 내는 소리에 반응도 한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슈키의 컨디션이 점차 좋아지고 있으나 어릴 때 제대로 먹지 못해 성견이 되고 나서 어떤 장애가 생길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나중에 주인이 돌아와 소유권을 주장하더라도 다시 데려갈 수 없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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