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한 해에만 간호사 4명을 자살로 몰고 간 병원의 충격적인 진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간호사들이 1년에 20% 이상 그만둬요. 왜? 죽기 싫어서 그만두는 거죠"


지난달 31일 SBS 스페셜에서는 폭언과 폭행 그리고 성희롱 등으로 얼룩진 간호사들의 비애가 낱낱이 밝혀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난 6월 19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오현주(가명)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남대병원에서 25년간 근무했던 그녀는 모범적인 간호사였지만 병원 측의 배치전환(근무 부서 변경)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오 씨의 남편은 "인증평가를 따로 받는 것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평가 준비 하면서 잠도 못자고...손을 떨기 시작하더니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남편의 증언대로 현주 씨의 진료 기록에는 근무지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했음이 자세히 명시돼 있었다.


이같은 일은 비단 故 오현주 씨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6년 해당 병원에서는 무려 4명의 병원 직원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이들을 죽음으로 몰았던 것은 무엇일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수술실에서 발생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의 폭언과 폭행에 그 원인이 있다고 봤다.


A 간호사는 "심지어 임신해서 만삭인 직원을 벽으로 밀치며 폭언하는 선생님도 있었다"며 "(간호사들이) 자살한 뒤에도 병원은 너무 평온했다. 이건 말도 안되는 거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실제로 전년도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수술실 내에서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는 96.6%에 달했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이후 병원 측과 변호사, 국회의원 등이 모여 1시간여의 면담이 이뤄졌으며 SBS 측의 취재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전남대병원 측은 뒤늦게 공식입장을 밝혔다.


방송 말미에 화순 전남대병원 진료처장은 "이런 것들이 우리 병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개선하려 했지만 현재 이 시점까지 이뤄지고 있다. 저희 병원만큼은 이번에는 진짜 의지를 가지고 (개선)하겠다"라고 답하며 앞으로의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간호사들이 어떤 근무 환경에서 일을 하느냐는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이들이 죽기 싫어 모두 병원을 떠나야하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과연 남겨진 환자들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따라서 국내 일부 병원들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이러한 악습들은 병원 관계자 및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선시켜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