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특보가 내려진 부산에서 27일 술을 마시고 차 안에서 잠이 든 50대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27일 오후 4시 20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도로 옆에 주차된 A(53)씨의 승용차 운전석에서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78)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전날 오후 8시께 집을 나가 어딘가에서 술을 마셨고,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어머니에게 전화해 "지금 집에 들어가니까 캔커피를 준비해달라"고 말했지만, 어머니가 핀잔을 주고 전화를 끊었다.
술에 취했을 때 캔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A씨는 어머니에게 2∼3차례 더 전화를 걸었지만, 어머니는 받지 않았다.
어머니는 오후가 돼도 아들이 귀가하지 않아 찾아 나섰다가 집에서 100m가량 떨어진 승용차 안에서 아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차 안에서는 빈 소주병도 발견됐다.
A씨는 평소 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으면 이 차 안에서 잤다.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이 승용차의 창문이 모두 닫혀 있었기 때문에 차 안 온도가 낮아도 60∼70도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이 때문에 A씨가 이날 오전 11시께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검안의는 판단했다.
A씨의 장기 온도는 44도를 기록했다.
4년 전 아내와 이혼한 A씨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알코올 중독과 간경화 때문에 운전을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2.2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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