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에어컨을 틀다가 자칫 요금 폭탄을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가정 전기요금에는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여름철 사상 최대전력 기록이 3번이나 갈아치워졌다. 그럼에도 올해는 지난 해 실시한 '누진제 한시 인하' 계획도 없어 가정의 전기요금 폭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고 산업용 전기세에는 누진세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가정에 적용되는 누진제는 6단계로 세분화돼 있다. 100kWh 이하 사용시 요금은 kWh당 60.7원이지만 사용량이 증가할 수록 요금이 올라간다.
최고 구간은 500kWh 이상이다. 가정에서 500kWh 이상 전기를 사용하면 시간당 709.5원으로 계산해야 한다. 1단계에 비해 11.7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만약 어느 가정이 월 350kW의 전기를 쓸 경우 전기 요금은 6만원 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500kW를 쓰면 요금은 13만원으로 순식간에 불어나는 셈.
하지만 가정에 적용되는 이같은 누진세는 기업에 적용되지 않는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107원으로 얼마를 쓰든 누진 없이 '정비례'한 요금으로 내게 된다.
이처럼 누진세를 차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가계에서 세금을 걷어 기업에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부분의 가정이 내는 전기 사용량 구간은 한국전력이 전기를 생산 보급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많지만 기업은 생산 보급 비용보다 낮은 단가로 책정돼 있기 때문에 기업이 전기를 쓰면 쓸수록 한국전력은 적자가 나고, 이를 가계가 매우는 셈인 것이다.
정부는 경제를 위해 이런 정책을 취한다고 설명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기업체에 세금을 퍼주는 정책에 대해 의문을 품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