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채당 가격이 180억원에 이르는 제주의 초호화 휴양콘도미니엄 5채를 중국 갑부들이 독차지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에 '리조트월드 제주'를 조성하는 람정제주개발은 단독형 콘도 5채를 한 채당 180억원에 모두 분양했다고 27일 밝혔다.
람정제주개발은 애초 단독콘도의 분양가를 219억원에 책정했다가 완공 전 첫 분양인 만큼 가격을 낮춰 180억원에 판매했다.
이는 세컨드하우스로는 국내 최고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컨드하우스는 휴가·교육 등을 위해 마련하는 별장식 주택을 의미한다.
람정제주개발은 지난 4월 중순 제주도로부터 분양허가를 받은 뒤 2개월여 만에 이들 단독콘도 분양을 마무리했다.
단독콘도를 산 구매자는 모두 중국인 부호로 전해졌다. 이 콘도는 내년 2월 말 완공 예정이다.
◇ '천장 뚫은' 가격…초호화 맞춤식 인테리어
단독콘도들은 신화역사공원 R지구 외곽에 건축되고 있다.
한 채당 1천500∼1천600㎡ 부지에 지상 2층, 연건축면적은 1천221㎡ 규모다. 유럽풍의 응접실과 로열 스위트룸 등 방 7개, 거실(주방 포함) 4개, 연회장 및 문화공간으로 설계됐다.
1층은 중앙에 거실을 기준으로 각 시설이 주변을 둘러 배치된다. 나선형 계단으로 2층으로 올라가면 개별 방 외에 서재, 드레스 룸, 스파 기능이 있는 욕조가 마련된다. 건물 밖에는 300㎡ 내외의 개별 정원도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구매자들의 의사에 따라 맞춤형으로 짓기로 해 5채가 제각각 다르다. 황금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성향에 따라 금장식 인테리어를 많이 주문할 것으로 람정제주개발은 예상했다.
그동안 제주의 휴양형 주택으로는 '핀크스 비오토피아'가 이름을 날렸다.
안덕면 상천리 72만㎡에 들어선 비오토피아는 타운하우스 246채, 미술관 4채, 생태공원, 온천 등이 있으며 산방산 등 제주 남서부 해안을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빼어나 제주의 휴양형 주택으로는 최고가의 위치에 있었다.
인근에는 롯데 '아트빌라스', '아덴힐 리조트' 등의 단지도 조성돼 있다.
타운하우스는 2006년 첫 분양 당시 20억∼25억원 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조트월드 제주가 들어서는 신화역사공원 부지는 과거 풀과 나무가 우거진 임야와 초원지대로, 소나 말을 방목하는 마을 공동목장으로 사용됐다.
1940년대 말 제주4·3사건 때에는 군경의 학살을 피해 주민들이 숨어 들어간 곳이 주변에 있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
2000년대 초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계획 추진에 따른 신화역사공원 부지로 선정되기 이전에는 땅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없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
안덕면의 한 주민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교통이 불편한 외진 곳이어서 거의 거래조차 없었다"며 "리조트월드 제주가 들어서고 콘도 한 채가 180억원에 거래된 것은 천지개벽이나 다름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최고가 수준의 콘도 거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농사를 짓는 인근 지역 농민들에게는 엉뚱한 세금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제주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데에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 등 거품이 많았다"며 "신화역사공원의 고급 콘도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너무 높은 가격에 분양이 이뤄져 이런 기대심리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 복합리조트·영어교육도시 매력에 끌려
람정제주개발의 모 기업인 홍콩의 란딩 국제발전유한공사는 중국 상하이와 심양에 제주도와 리조트월드 제주를 소개하는 홍보관을 마련,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람정제주개발은 중국에서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제주도에 휴양과 음식, 쇼핑, 위락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리조트가 건설돼 중국인의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제주신화역사공원 바로 옆에는 영어교육도시가 있는 것도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제주도에서 시행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도 중국 부호들의 이목을 오래전부터 사로잡으며 투자를 꾸준히 유인하고 있다.
제주는 2011년 2월부터 부동산 투자이민제도 대상 사업장(10만㎡ 이상)에 있는 분양가격 50만 달러 이상(한화 5억원 이상)인 휴양형 콘도미니엄을 매입한 외국인에 한해 5년간 거주 비자를 주고, 이후에는 영주권(가족 포함)을 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제주신화역사공원 개발사업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398만5천601㎡에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홍콩의 란딩 국제발전유한공사와 싱가포르에서 복합리조트인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운영하는 겐팅 싱가포르의 합작법인인 람정제주개발은 2018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리조트월드 제주를 완공할 계획이다.
람정제주개발 관계자는 "리조트월드 제주와 함께 제주도를 중국 등 외국에 소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완공 후에는 3천5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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