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기상청이 다음날 혹은 당일 날씨를 맞히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날로 상승하고 있다.
오죽하면 시민들은 기상청을 '구라(거짓말의 은어)청'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오후에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도 우산을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혹은 하루종일 화창할 것이라 예보한 날 퇴근길에 갑자기 비가 내려 비를 맞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기상청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기상청은 "이날 오후 늦게 서울지역에는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이날 저녁에 비는 내리지 않았고 오히려 시민들은 열대야로 무더위 속 밤을 지새워야 했다.
기상청이 이처럼 날씨를 잘 못 맞히는 이유 중 가장 큰 점은 슈퍼컴퓨터의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는 영국에서 사용 중인 기상청의 수치모델을 우리나라에 맞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새누리당 주영순 전 의원이 기상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엔 52.3%, 2013년 40.1%였던 정확도가 그리고 지난 2014년에는 정확도가 27.9%에 그쳤다.
비싼 돈을 들여 '슈퍼컴퓨터'를 도입했지만, 일기예보에 대한 정확도는 이전에 비해 한참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기상청의 비난이 거세지자 기상청 관계자는 "프라이팬에 콩을 볶을 때 어떤 콩이 튀어 오를지 모르는 것처럼 장마철 비 예보도 변화의 폭이 너무 커 빗나갈 수 있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의 해명 이후 시민들은 "그런 무책임한 변명이 어디 있냐"며 더욱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기상청 날씨 '오보' 문제를 슈퍼컴 보다는 기상청 예보관들의 능력을 문제로 꼽고 있다.
슈퍼컴퓨터가 날씨와 기온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내놓으면, 이 자료를 분석해 날씨를 예보하는 것은 예보관들의 능력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은 잦은 보직 순환으로 예보관으로서 전문성을 쌓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날씨와 기후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농업과 산업 등에 영향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를 위한 인재를 육성하고 투자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
게다가 기상청이 이렇게까지 시민들의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동안 기상청이 보여준 행태 때문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그동안 특정 학교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고 기상청 퇴직자들을 관련 기관에 특혜를 주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러왔다.
기상청이 '구라청'이라는 오명을 벗고 시민들의 믿음을 되찾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