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숨지고 어머니도 행방불명되면서 소재를 알 수 없었던 청소년을 경찰이 끈질긴 노력 끝에 10여 년 만에 찾아 친척과 만나게 해줬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지난 2월 23일 동래구 한 주민센터로부터 2007년 취학통지서가 발부됐는데도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김승원(15·가명)군의 소재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김 군의 주소는 2012년 없어진 여관이었고, 아버지는 2009년 11월 숨졌으며 어머니는 주민등록이 말소돼 행방불명된 상태였다.
김 군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동래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부환 경위는 수소문 끝에 경남 김해에 사는 김 군의 고모와 경북 포항에 거주는 외할머니를 찾았다.
그러나 고모는 첫돌, 외할머니는 3∼4살 이후 김 군을 못 봤고 생사도 모르는 상태였다.
김 경위는 포기하지 않고 2004년께 김 군의 아버지가 지냈다는 한 교회의 선교사를 찾아냈고, 김 군의 아버지가 "고아원에 있는 아들을 데려오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는 선교사의 얘기를 흘려 듣지 않았다.
이후 부산, 경남, 울산 지역 미아 접수기관, 아동 일시 보호소, 아동복지시설 등에 250차례나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었다.
그러다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일하는 한 복지사가 12년 전 한 복지시설에 '승원'이라는 3살짜리 고아가 있어서 '차승원'이라고 이름을 지어준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 3월 10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그 복지시설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김 군을 찾아 DNA를 채취하고 외할머니와 대조해 보니 '동일 모계'라는 반가운 결과가 나왔다.
덕분에 김 군은 22일 오전 동래경찰서에서 고모와 10여 년 만에 극적 상봉을 할 수 있었다.
김 군은 "고아인 줄 알고 10년 이상을 외롭게 살았는데 가족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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