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이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 동의를 얻기 위해 '이모티콘을 무료로 주겠다'는 꼼수를 쓰고 있다.
14일 멜론은 어플 이벤트 팝업 페이지를 통해 장기 이용 고객들에게 카카오 프렌즈 신상 이모티콘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이모티콘 마케팅이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약 1년 가까이 멜론을 사용한 A씨는 현재 '스마트 프리클럽' 이용권을 사용하고 있어 매달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인 8,800원을 자동 결제로 납부해왔다.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멜론에 접속한 A씨는 카톡 이모티콘 무료 증정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멜론 이용권을 추가로 할인해주겠다는 솔깃한 이벤트 페이지를 목격했다.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하자 "3월 음원 가격 인상 당시 드린 장기 고객 할인이 오는 8월에 끝나니 지금 가격 인상에 동의하면 추가로 할인을 해주겠다"는 알쏭달쏭하면서도 그럴듯한 말이 명시되어 있었다.
A씨는 자세히 보기 위해 내용 확인하기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클릭하자 '가격 인상 동의' 페이지가 오픈됐고 현재는 8천 원(부가세 포함 8,800원)을 납부하고 있지만 오는 10월 결제일부터는 9,900원(부가세 포함 10,890원)을 징수하겠으니 동의란에 체크하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최대 음원사이트로 불리는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이 왜 '무료 이모티콘'까지 증정하면서 고객들의 동의를 구하는 걸까.
멜론은 지난 2013년 7월부터 '스트리밍 클럽' 등 6개의 자동 결제 상품의 가격을 최소 40%에서 최대 100% 인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사이트의 '공지사항'과 '메일'로 고객들에게 통보할 뿐 직접적으로 고객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에 "앞으로 자동결제방식의 월정액 상품 가격을 인상할 경우에는 소비자가 가격을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선택하도록 결제창을 제공 해야한다"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해당 시정명령에 불복했던 로엔은 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 명령취소 청구소송을 냈으나 지난달 3일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때문에 멜론은 현재 자동 결제 고객들의 동의 없이 인상된 가격을 받을 수 없다. 때문에 무료 이모티콘, 할인권 증정 등의 이벤트 등의 꼼수로 고객들의 동의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로엔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이모티콘 이벤트는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제공되는 '고객동의절차'에 응해주신 고객들께 감사하는 의미로 마련됐다"라고 해명했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