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제 아이가 짐승입니까?" 해병대 '식고문' 피해자 어머니의 절규

YouTube 'SBS NEWS'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것도 모자라 '식고문'을 한 사실이 드러나 피해자 어머니는 절규했다.


지난 10일 SBS 8뉴스는 해병대 선임들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가혹행위로 피해를 입은 후임병 어머니의 심정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모 일병은 자대배치를 받은 직후부터 선임들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 등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어느날 이 일병은 선임이 사온 빵을 배가 너무 고파 하나를 다 먹게 되었고 두 개째를 뜯는 순간 선임은 "빵이 그렇게 먹고 싶냐. 그럼 내가 너 원하는 만큼 빵을 사주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SBS '8뉴스'


다음날 선임은 이 일병에게 양껏 밥을 먹게 한 뒤 빵 8봉지, 초콜릿 파이 1상자, 우유 3팩 그리고 컵라면 2개를 강제로 먹였다.


어떤 날은 밥을 먹고 난 뒤 피자 한 판에 과자 2봉지, 음료 1.5리터, 호떡빵 한 줄, 아이스크림 1통, 또 다른 날에는 식사 후 치킨 2마리에 초콜릿 파이 1상자, 과자와 빵 각각 3봉지씩, 음료 1.5리터를 먹였다.


이 일병의 어머니는 "빵 6300칼로리를 아이한테 먹인거다"며 "제 아이한테 직접 칼로리 계산을 하라면서 먹였다"고 말했다.


자대 배치를 받은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이 일병은 3일에 한 번꼴로 10여 차례 식고문을 당했으며 힘든 티라도 낼 경우 욕설과 폭력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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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심리검사 결과 이 일병은 '자살 전단계'라는 결과까지 나왔다. 이 일병이 부모님께 쓴 편지에는 "주말이면 식고문을 당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정말로 죽고 싶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견디다 못한 이 일병은 부모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문제가 알려졌지만 그때부터 부대 내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이 일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저랑) 통화하면서 '허억, 허억, 허억' 이러는거다"며 "(선임들이) 제 아이 몸무게를 90kg까지 찌우는게 목표라고 했다더라. 제 아이가 짐승이냐"며 억울함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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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당 부대에서는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사건 이후 부대 관계자는 피해자 부모와의 통화에서 "사안 자체가 크지 않은데 왜 그렇게 (형사고소) 하느냐"며 "형사처벌을 요구한다고 이렇게 나오면 저희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결국 가해자들은 형사처벌이 아닌 영창 10일, 휴가 제한 같은 부대 자체 징계를 받는 선에서 끝났다.


이 일병의 어머니는 "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이유로 국가에 내 아들을 바쳤는데.. 내 머릿속에서 '난 아들을 잃고 싶지 않아' 그것밖에 없었다"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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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