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영 기자 = '꿀성대'로 유명한 R&B 가수 휘성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을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가수 휘성이 최근 막이 오른 뮤지컬 '올슉업'에서 세계적인 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록 스피릿'을 선보여 뮤지컬 팬들을 설레게 했다.
2002년 데뷔해 수많은 명곡을 남긴 가수 휘성의 가창력에 딴죽을 거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휘성이라고 해도 뮤지컬 무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그의 역량에 의문을 드러내는 관객이 많았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런 우려를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휘성은 '올슉업' 무대에서 자신이 가진 끼와 가창력을 남김없이 폭발시킨다.
R&B에 익숙한 휘성은 자신의 창법을 과감히 버리고 록 음악에 맞는 창법을 선보였고, 여기에 섬세한 감성까지 더해져 관객들을 공연에 빠져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엘비스에 완벽 빙의한 휘성은 공연 내내 이리저리 무대를 휘저으며 '올슉업'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특히 기름을 잔뜩 바른 머리를 쓸어내리며 엘비스 특유의 느끼한 표정을 짓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환호성과 함께 폭소를 터뜨렸다.
기분 좋은 휘성의 에너지는 공연시간 140분을 꽉 채웠고 그 덕분인지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깔려 있었다.
휘성, 박정아, 그룹 '인피니트' 성규 등 막강 캐스팅을 자랑하는 뮤지컬 '올슉업'은 슈퍼스타를 꿈꾸는 주인공 엘비스가 할리우드로 향하던 도중 오토바이 고장으로 한 마을에 머무르게 되며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자유로운 영혼 엘비스가 머무르게 된 마을은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 금지', '큰소리로 노래 부르기 금지' 등의 일명 정숙 법령이 내려진 곳.
이곳에서 엘비스는 "모두에겐 '소울'이 필요하다"며 경쾌한 노래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 사랑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깨운다.
휘성 뿐만 아니라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박정아도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갈고닦은 연기력을 한껏 쏟아낸다.
특히 엘비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남장을 하는 부분에서 박정아는 걸쭉한 남성의 목소리도 무리 없이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올슉업'의 유일한 흠이기도 했던 박정아의 '가창력'이었다.
그동안 가수 활동을 통해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인 박정아였지만 쩌렁쩌렁하게 무대를 채우는 성량의 뮤지컬 배우들 틈에서 그의 성량은 조금 부족해 보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들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의 넘버들 또한 '올슉업'의 백미(白眉)다.
'무한도전' 웨딩싱어즈 편에서 정준하, 정성화, 정상훈이 부른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는 폭발적 성량의 '올슉업' 배우들을 만나 소름 끼치는 웅장함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 ' 테디 베어(Teddy bear)', '커몬 애브리바디(C'mon everybody)' 등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는 신나는 로큰롤 리듬에 몸을 맡길 수 있게 한다.
다른 뮤지컬처럼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의상은 없지만 로큰롤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도 '올슉업'은 충분히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뮤지컬 '올슉업(All Shock Up)'의 원래 뜻은 '사랑에 빠져 미치도록 기분 좋은 상태'라고 한다.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공연이 끝난 후 사랑에 빠지고 싶은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오게 할 것이다.
게다가 귓가를 맴도는 신나는 록 음악들은 공연장을 나온 뒤에도 그 여운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한다. 푹푹 찌는 여름, 온 몸 가득 얼음을 끼얹은 것 같은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올슉업'은 오는 8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ji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