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자사의 항공기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승객들에게 구체적 결함 사실을 알리지 않고 운항을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중앙일보는 아시아나항공이 이륙 직전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한 항공기를 4~5시간의 수리 후 다음날 승객을 태워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40분경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OZ222편 A380 기종의 항공기가 이륙 직전 엔진에서 갑자기 연기가 발생했다.
해당 항공편은 오후 4시 30분에 승객 400여 명을 싣고 인천으로 출발할 비행기였고, 항공사 측은 화재 조사 및 수리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오후 4시경 승객들에게 "오늘 출발이 취소됐다. 내일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한다"는 공지를 보냈고, 불안한 승객들이 "기체 결함이라는데 문제 없는 거냐"고 문의하자 항공사 직원들은 "한국에서 도착한 다른 비행기로 태워갈 것"이라고 공지했다.
다음날 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오후 4시 30분에 출발 예정이던 항공기가 6시 30분으로 연기되면서 두 시간 여를 더 기다려야 했다.
이때 몇몇 승객들이 활주로에서 이륙을 기다리는 항공기가 전날 문제가 발생했던 항공기란 사실을 알게 돼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이에 항공사 측에서는 "같은 비행기가 맞다"며 인정했고 항의하는 승객들로 인해 공항 경찰까지 출동한 뒤 소동은 잠잠해졌다.
해당 항공기는 26일 오후 10시에 인천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승객들은 한국에 돌아와서야 자신들이 타고 온 항공기의 결함이 '엔진 화재'였다는 사실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엔진 조사 결과 연료 누출로 인한 경미한 화재로 드러나 제작사 관계자를 불러 수리한 뒤 출발시켰다"며 "경미한 화재일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다른 항공기 투입을 추진하다 기존 항공기가 정비를 마쳐 띄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함 부분이 '엔진'에 관련됐던 만큼 더욱 정밀한 검사를 위해 대체 항공기 투입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무리 수리를 마쳤다 하더라도 엔진에 문제가 있는 항공기에 4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워 10시간 넘는 비행을 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불감증'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