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공식 석상에서 '일본 천황폐하 만세'를 외쳐 공분을 산 정부 고위인사는 전 국방부 장관의 차남이었다.
27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에서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 주최로 열린 환경문제 워크숍에서 스스로를 친일파라 말하고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외친 이정호(47)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 이종구 전 국방부 장관의 2남 2녀 중 차남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한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의 아버지 이 전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14기 출신이다.
또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의 총무로 핵심 멤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한국 안보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앞서 이 전 장관은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인 '성우회'의 제10대 회장직을 맡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센터장은 평소에도 "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동양척식주식회사(이하 동척)의 마지막 사장이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척은 일제시대 식민지 당시 우리나라를 착취하기 위해 일본 총독부가 대영제국의 동인도회사를 본 떠 설립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의 조부인 이중세씨 행적에 대한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친일인명사전'에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동척의 마지막 사장이었다는 말은 거짓으로 보인다"며 "당시 일본 총독부는 조선인들에게 사장급 고위직을 맡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동척 사장으로 일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을 자랑스럽게 공개적으로 발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했다.
한편 이 센터장의 '천황폐하 만세' 삼창에 대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상황이 정상인가"라며 비판했고, 독립유공자와 유족 모임인 광복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 센터장의 사퇴와 함께 독립운동 선열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