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영 기자 = 생후 18개월 아기 오랑우탄이 '거식증'에 걸린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말레이 제도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아기 오랑우탄 디딕(Didik)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디딕은 최근 보르네오섬 애완동물 샵에서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로 동물구호단체에 발견됐다.
피부에는 세균 감염에 의한 질환을 앓고 있었고 눈병으로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깨에는 가벼운 총상까지 입은 상태였다.
구호단체인 국제동물구조(International Animal Rescue)는 디딕을 애완동물 샵에서 데려와 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
카르멜 라노 산체스(Karmele Llano Sanchez) 박사는 "아기 오랑우탄의 어미는 밀렵꾼의 총을 맞고 죽은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 새끼가 이런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경우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음식을 먹지 않고 공황상태에 놓인 것 같다"며 "지금은 주사기를 이용해 억지로 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가 고픈데도 먹을 것을 먹거나 입을 제대로 벌리지 않는 것도 그런 충격에서 일어난 트라우마라고 한다.
회복은 무척 느리지만 다행히 디딕은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속도로 치료가 된다면 거의 2~3년 동안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수의사들은 우려했다.
한편 오랑우탄은 동남아지역 등에서 무분별하게 밀렵돼 멸종위기에 놓이고 있는 실정이다.
김지영 기자 jiyoung@insight.co.kr